도시락
[루치스파] 폭풍을 부르는 지방검사와 레오파드 셔켓의 형사, 사랑을 추격하다! 3 본문
0.2
그 다음날, 스팬담은 호출을 받고 전담반을 다시 찾음. 그의 도착을 기다렸던 것인지, 때마침 취조실의 블라인드가 열리고 스피커가 켜짐.
안에서 취조받고 있던 인물은 페르난도 곤잘레스 마르틴... 핼이 이야기했던 사설탐정이었음.
마약소지 혐의로 체포했다고? 어딘지 익숙한 패턴임. 이 양아치 새끼들, 저 양반 집구석부터 뒤졌군. 아님 가서 심었거나... 스팬담은 짜게 식은 시선으로 양 옆을 채운 형사들을 힐끗 훔쳐봄. 루치가 하는 짓 고대로 배웠구나 싶었기에.
pi는 입 꾹 닫고 있음. 카사노바같은 얼굴로 과묵하게 구는 게 객관적으로 볼만함. 이름까지 전형적... 아니, 문학적이라고 생각하던 차에(인종차별이야 이 기득권아) 페르난도의 변호사가 나타남. 그는 기다렸다는 듯, 귓속말을 전함.
"제 의뢰인의 사무실에서 발견한 벤조는 업무를 위해 수집한 증거물일 뿐입니다."
스팬담은 페르난도의 변호사를 알고 있었음. 개인적으로도 좀 알고, 법정에서도 마주쳐본 바가 있음. 그래서 그 스타일을 알아.
꼼수를 선호하지 않지만, 줄을 잘 탄다 싶은 놈이지...
변호사들이 다 그렇지만, 궤변에 대는 줄에 자신감이 있을 때 득의양양한 녀석임. 그런데 초장부터 직업적인 특수성이 있지 않겠냐고 못 박는 걸 보니, 저 페르난도 자식도 어딘가의 검사 사무실 꼬붕이겠군... 젠장, 경찰형사 냅두고 뭐하는데? 옆에 놈들이 양아치 같기는 해도 이놈들은 엄연히 집 개임. 근데 뭐하러 이따금 밥만 먹으러 들르는 들개를 길들이려 한담? 탐정이라고? 정보원이라고? 언제고 중립성을 해칠 수 있는 존재인데??
스팬담은 공권력 밖의 인물이 사건의 요인이 되고 '협력'하는 게 너무 싫음. 자의적 판단이 들어가는 순간, '협조'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다가 저것들은 머리 굴리는 것에서 희열을 느끼는 족속임. 이겨먹고 기만하고 자기 주도적 정의같은 걸 실현하는 순간만 바라는, 못 믿을 존재임.
사설 탐정을 재료삼아 루치에게 볶인적이 있던 스팬담 생각에 저것들은 '에이전트 지망생'들이었음. 궁시렁 궁시렁 못된 생각을 하던 그는 형사에게 자길 들여보내달라고 말함. 권위에 붙길 좋아하는 녀석이라면, 뒤봐주는 자와 교감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페르난도 본인을 연결고리로 쓰는 것도 좋을 것 같았음. 저 연차면 유착관계가 있다 해도 토사구팽이 고픈 단계일 수 있으니까... 뒷배되는 사무실에는 방해하지 않는 대가로 그쪽에 껄끄러운 정보를 확실하게 덮어주겠다고 제안해볼 생각이었음.
목줄에도 자격이 필요하다고.
그럴 능력이 안되는 놈도 그걸 거부한 놈도, 자격없기는 매한가지...
혹시라도 착각하지 마, 엇비슷하기는 커녕 결부터 다른 거니까.
"스팬담 검사입니다."
어떻게 요리해볼까? 소개 후, 첫마디를 고르는 순간...
"당신, 알아요. 와... 말로만 들었는데 막상 보니 꽤 반갑네요."
페르난도가 뜬금없이 아는척을 함.
"로브 루치도 알거든요."
"...뭐? 뭐요?"
스팬담치고 형편없는 언변이었음.
"글쎄, 그 사람이 당신 좋아하잖아요?"
워낙 사람을 개무시하는 타입이라, 원래라면 재수없어서라도 아는 척 안 했을텐데... 짝사랑 중이라는 게 비슷해서 말터고 지냈죠. 일방적인 친밀감이었지만, 어쨌든 중요한 건...
"난 존슨 씨를 해치지 않았습니다."
절대로.
스팬담은 갑자기 휘몰아치는 정보의 진위여부, 누구의 것일지 모를 사회적 체면같은 것 때문에 사고회전이 안되고 있음. 그래서 페르난도의 뒷배가 친히 전담반에 들이닥쳤을 때, 같은 필드 사람끼리의 일차적인 교감은 커녕 붙잡아두는 것에도 실패함.
0.3
"이봐요, 스팬담 씨!"
이전과 비슷한 패턴이었음. 스팬담이 건물 아래로 내려오자 기다리고 있던 페르난도가 그에게 다가옴.
"미안하지만, 제가 당신 인맥 자랑할 상대는 아닌 것 같군요."
"궁금하지 않아요? 그 사람 어디로 사라졌는지 말이예요."
"사실 어디 있는 지는 저도 몰라요. 그런데 왜 갔는 지는 알거든요."
윗선에서 꼼꼼히 묻었겠지만, 그때 죽은 놈이 누군지도 압니다. 워낙 마당발이라서, 내가.
페르난도는 씨익 웃으면서 스팬담의 어깨를 두드렸음.
"하여튼 그가 죽인 놈 말이죠."
그는 루치를 언급하고 있었음.
"그놈도 정보원이었어요. 위장을 위한 커버를 넘어서 진심으로 가담했던 건 의외였지만... 근데 그걸 위에서도 몰랐을까요?"
"물론 죽어 마땅하긴 했죠... 근데 책잡힐 일도 맞잖아요? 그래서 책임이 있는 누군가는 그 자리를 메워야 했어요."
"우리 보스 말로는 FBI 케이스라더군요. 당신이라면... 연방 쪽을 파보는 걸 추천하겠습니다. 추리력이 좋다면 뭐라도 건지겠죠. 운이 정말 좋으면 소식이라도 들을 수 있을지도요."
-아님, 당신이 로브 루치를 잘 안다면요? 하하!
"어쨌든 그쪽 생각처럼 약점 잡은 적은 없지만, 우리 검사님들은 나 때문에 속 많이 썩었으니까 괴롭히지 말라고요."
자기 할 말만 쏟아내던 페르난도는, 손을 가볍게 흔들더니, 빠빠이 이 지랄을 함. 그리고 스팬담의 차 앞에 주차된 BMW로 쏙 들어감. 그리고 후다닥 사라짐. 과속임은 명백했음. 주차장 입구에서 그와 스친 차들이 놀라 클락션을 울려댈 정도였음. 그 아수라장 속에 남겨진 스팬담은 잠시 침묵하다가 폭발했음.
이미 사라진 차를 삿대질하면서 소리침.
이새끼야, 당장 돌아와!! U턴해!!
근데 돌아올 리가 없지. 차로 따라오지 말라고 입구에서 저 지랄한 건데.
"야아아악!!!!! 으아악!!!!"
스팬담은 홧병나서 개새끼야, 미친아 등으로 페르난도를 부르짖다가... 끝내 야, 에 정착해 숫제 비명을 지르고 있음.
??나보고 어쩌라고???!!!!!!!!
애새끼들이 사람 붙잡아놓고 시발 되는대로 지껄이다가 사라지고 지랄이야!!!!
길바닥에 중2 버리고 휙 가버렸던 사람의 기억은 어느새 자기 좋을대로 편집되었고, 갈 곳 잃은 울분을 공중에 악 질렀음.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스팬담은 차로 기어들어가서 핸들에 얼굴을 힘껏 박음. 일말의 배려로 손바닥으로 아래를 가렸지만 힘조절이 안되어서 벅벅,뻑! 애매하게 클락션이 울림.
https://youtu.be/KzMw3Pp0aqg?si=gomko-Objvm2eTxN
Say My Name
Provided to YouTube by Columbia Say My Name · Destiny's Child The Writing's On The Wall ℗ 1999 Columbia Records, a division of Sony Music Entertainment Released on: 1999-09-07 Producer, Composer, All Instruments, Lyricist: Rodney Jerkins Associ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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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건 아닌데, 김이박철수철수같은 이름이라 미안한 마음이 들었음. 그래서 텍스트로나마 미인으로 설정해줬으니 만족하시길 김이박철수철수인 페르난도 곤잘레스 마르틴군.
